Yang Hoie-Yoon
Subject: 고마운 답신에
안녕하세요, 이 정구님.
오늘 정구님의 메일을 받고 무척 기뻣습니다. 전 벌써 잊혀진줄 알고 아무런
기다림도 갖지 못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정구님의 메일이 편지함에 들어와
있는 걸 보는 순간........ 무지 감격되었습니다.
우선 저의 첫 메일에서 정구님의 글을 평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글을 채우고 있는 낯선- 물론 요즘 세대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어휘와
꼴들에서 좀 어렵고, 뭐랄까, 나름대로의 모순를 간직한 채 갈등하는 저의
모습을 얼핏 본 듯한 느낌이 였을 겁니다.
정구님의 글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하등의 염두도 두지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무엇 때문에 메일을 보냈겠습니까. 이젠 남의 생각과 공유될 수 없는 저마다의
채취를 알 나이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메일을 받고 보니 또 다른 말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소 고민이 됩니다.
그래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눔이 아니라 일기를 쓰는 듯한 고백을 서로
엿보면 어떨까요. 하...... 이거 일기쓴지도 꽤 오래됩니다. 그래도 2년전까지는
거의 매일 썼었는데, 이젠 자신을 정리하는 게 번거럽게만 느껴집니다.
제일 중요한 것을 빼뜨렸군요. 제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드릴께요.
올해 서른 입니다. 옛날 국어 교과서에 써 있던 그 서러운 서른 줄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주로 생활은 학교에서 합니다. 아직까지 배우는 학생입니다. 이제 석사
3학기에 접어드는군요. 전공은 비문학적인 전자공학입니다.
이름은 전 편지에 알려드렸던가요. 그건 예의 일텐데. 전 梁 會允입니다. 그리고
號는 海峰입니다. 언제 시간되면 자세한 뜻풀이도 해드리죠.
'혼자만의 고독'이라는 정구님의 글이 무얼 뜻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전 그렇게 앙팡진 사람도 못되고 사리에 밝은 자도 못됩니다.
그러나 한가지는 압니다. 그건 관계라는 것이 "예" "아니요" 의 극명한
분리에서 시작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여전히 저의 글은 횡설수설입니다. 늘 이렇게 지냈왔는 지도 모르겠군요.
답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면서 저의 머리를 이젠 쉴까 합니다.
-- 98/02.20 저녁에 씁니다.
오늘은 졸업식이라 제조차 들뜬 하루가 되어버렸습니다.
To: yanghy@madang.ajou.ac.kr
CC: jl0620@nuri.net
Subject: 학구적 인연이길 바라며
http://news.netple.com/~wkim/usenet.html
이곳 수학그룹은 제가 자주 들리는 곳입니다.
솔직히 목적은 있읍니다만,
좀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마방진의 이론과 수의징크스에 관한
소재를 가지고 있지요.
본래는 작가지망생이였으나 그뜻을 이루진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야심을 갖게 되었지요.
우선 저의 마방진 토론과
요즘 최익곤씨에 대한 토론이 시작
되었는데 한번 보시고
그곳에서 나뉠 의견있으면 서로를
좀더 아는데 도움이 되겠군요.
혹시 메일교환을 자주 못하는 이유가
저의 고의는 아닌 것으로 이해해 주십시요.
pc고장에, 시스템 재셋업, 등등
아무튼 저도 이런 대화가 즐겁군요.
서로의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주제가
있었으면 좋겠읍니다.
Yang Hoie-Yoon
Subject: 놀라움과
막막함이
교차합니다 .
안녕하세요, 이 정구님.
저 梁입니다.
메일을 받고 추천해주신 사이트로 가봤습니다. 흠, 먼 나라 이야기같은 魔方陣(?
실례하게 되는 군요.)
의 실타래를 그토록 부여잡고 있던데...... 그것이 같은 形而想學的인 內包性을
추구하리란 기대를 어디서
확신하셨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진정 그러한 확신과 信念 - 혹은 思考의 虛象은 아닐런지- 이 가능한 세계가
존재합니까.
전 잘 모르겠네요. 당장 하루를 넘기기에 급급한 처지가 저입니다. 어떻게 하면
교수님으로 부터
꾸중이나 면할까하는 잔머리만 늘어가는 저를 발견할 때마다 과거 언제가 지녔던
그 신념의 바다로
다시금 헤엄쳐만 가고 싶어집니다.
工學이란 근사라고 배웠고, 그런 바탕위에서 잡히지도 않는 마이크로의 세계를
헤메고 있습니다.
제도 나름대로 이 정구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바가 있습니다. 마방진의 해가 어떤
규칙성을 갖으리란
기대를 갖져 봅니다. 원래 세상은 陰과 陽의 교차가 아니겠습니까. 無極에서
시작되어 太極으로, 다시
陰陽 그리고 四象. 다시금 八卦로 그리곤 64卦...... 이 끝없는 질주가 실은
無極으로 향하는 아이러니는
또 뭔지. 또한 數에 대한 믿음도 있습니다. 과거 조상님들의 數 體界를 들지
않아도 거기엔 우리가 아니라고
반박하고픈 魔力이 있다는 것을. 수를 지금과 같은 셈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켜버리면 영영 미답의 세계로는
다가갈 수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존경해 마지않는 孔明씨가 실은 엄청난
數師였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너무 數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수자체가 아니라
바로 자신을 버리는 중요한 징검다리로 수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언제인가
국립국악단의
사물놀이패의 상쇠가 자살했다는 기사에 그가 소리-이건 音響이 아니라
鬼聲입니다.-에 눌려 죽었다는,
소리를 이기지 못해 죽었다는 말미의 주위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세상
모두에는 神이 있습니다.
數도 예외일 수 없겠죠.
이 정구님의 능력과 자신감이라면 감당할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한가지 권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天符經의 世界와 백두산족文化'란 책입니다. 옛 조상들의 놀라운 수의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당근과 채찍이 마련되어 있는 책입니다. 부디 私心을 버리시고 저의 권유에
한번만 귀 기울여 주십
시요. 이전 이 책을 읽으셨다면 더할나위 없고요.
이 정구님이 바라시는 방향으로 접근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네요. 그래도
가끔씩 생각해 보고
의견을 개진해 보겠습니다. 그것이 서로에게 공평하겠죠.
-------------------------------------------- ^ . ^ 98/02/23 저녁에 씁니다.
막막함이 저를 감싸고 있습니다. 어디에 제가 서 있어야
할까요.
奇緣이로세, 奇緣이로세. 그래서 가는 한 生입니다.
http://www.chollian.net/~jk0620/
ms master:이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