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1314/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7년 10월 03일 00:43 │ │ ▶ 제 목 : 虛無의 물증 │ └───────────────────────────────────┘ 임의 숫자에 대하여 연상되는 기억이나 의미는 DATA의 구조를 지녔다. 하나의 개체적 자료값이 생일날이고 집주소이며 중요 대목에 붉은 줄 친 어느 책의 몇번째 페이지이다. 개인이 자신의 주변에 얽어 놓은 개별적인 숫자가 상대적인 의미체로 형성된 것은 개인이 세상을 살아간 독자적인 정보자료인 것이다. 개인이 타인과 완벽하게 구별되는 분명한 근거의 하나로써 개인별 숫자정보는 일반 상식에 너무도 진부해져 우스게 소리로 과소평가 되고 있지만 좀더 진지하게 관찰되고 음미해 본다면 숫자의 징크스는 전혀 외부에서 이질적으로 끼어든 것이 아님을 눈치 채리라. 재수없는 숫자라 생각든 날에 사건사고를 경험하고는 직감의 막연성이 미지의 운명을 예지 한 것 같은 기분이나 뭔가 그 날 그 숫자가 섬짓 했던 불안과 공포의 심리 상태, 자신이 아닌 한 그림자 같은 느낌의 음산한 감각 정보가 있었음을 남은 잘 모르리라. 피해 당사자가 되어본 교통사고의 환자나 강도에 목숨을 구걸 했던 경험자, 강간 당하고 사기 당하고 이유 없은 모함에 누명쓰며 노동의 수고값이 구경꾼에게 갈취 당해 본 신세는 蓋然 정보단위가 선현한 뭉클한 느낌의 덩어리를 지울 길 없다. 개인을 지독스레 고독하게 만드는 것은 어느 날 어느 시각 어떤 순간의 선택된 번호에 의하여 피할 길 없는 입장과 사건, 삶과 주검의 기로에 섰던 절대값과 같은 숫자와의 만남이다. 차트 몇번의 응급 환자는 몇 호실의 들어가 곧 지하 영구실 몇 호 냉동실로 가서 몇 일에 화장터에 갔다며 병원 관계자는 지극히 사무적으로 亡者의 가족내지 수사관에게 보고 할 것이다. 숫자에 치명적인 운명의 메세지를 안고 저승으로 향하는 발 길은 분명 점멸하는 정보 단위의 디지탈의 속도감을 허무한 인생의 속절 없는 인연이 한때는 한편엔 잉죠이를 즐긴 몸뚱이 이였고 다른 한 쪽에선 세상의 어른 행세하며 건방 떨고 하늘에 삿대질 해대며 계집이나 직장부하, 돈에 끌려 오는 상판들을 구역질나도록 우롱 했었다. 어느 순간에 이르러 몸은 굳어지고 의식은 멈추니 쓰레기 마냥 산자들 틈에서 치워지고 먹거리나 연소로 분해되어 숫자의 징크스를 이룬 개체는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허무의 사실적 편린된 물증의 정보는 철학적 소재가 되고 끊임 없이 주검을 경험하는 생명들은 기피된 정보에서 부메랑의 효과로 미지 세계의 희미한 전파로 나타내곤 한다. 죽었다 살아 났다는 넌센스 같은 얘기, 기적을 이르키는듯한 이해 할 수 없는 초능력의 목격담 등, 그리고 나의 꿈번호의 숫자 징크스 따위가 전혀 꾸며낸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분명히 뭔가 과학적 근거는 제시 되리라 믿는다. 우린 남의 고통이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써 간접 경험의 목격을 즐기려 해선 안된다. 살인 사건, 처참한 항공기 추락, 차량의 사고로 벌어진 광경이 뉴스에 흥미적 취재와 돈벌이의 매개가 된 음흉한 心理群를 경계해야 한다. 누구나 언젠가 자신들도 불행의 쇼를 보여 줄 세상 무대의 인간 연기자로써의 운명은 피 할 수 없다. 주검의 예식이 절정에 다다르면 어둠 속에 악한 것들이 몰려와 육신을 뜯어가는 최후의 목격으로 쇼크 되어 삶의 악몽에서 주검으로의 망각의 丁點으로 내꽂히는 것이다. 하나의 언어에 聯想 정보를 실었듯 숫자는 분명히 산술적 演算보다 심오한 운명적 징크스의 메세지를 담고 있으리란 강한 느낌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