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1809/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7년 11월 24일 06:33 │ │ ▶ 제 목 : 신세가 갑짜기 │ └───────────────────────────────────┘ 아~ 주검의 그림자가 강산을 덮었어라 먹구름 덮히고 폭풍우 스칠 적 그대는 어디에 갔느뇨? 풍요와 양심이여 허물든 여울이여 이강산에 장송곡으로 노래하자 자연의 숨결이여 그 수많은 별무리들로 모래알 같이 많은 인생의 가슴에 안겨다오. 내 입술이 한없이 여닫혀도 망년든 개소리로 아는구나! 이 말이 이말쌈이고 이러고 저러고 해서 다시 떠든 쇠딸년 기빠지는 소리로 아는가? 단순히 돈 때문에 기업과 가정이 망했나? 내용을 아는 이들은 다각적인 이유와 변명이 쌓이겠지만 나라도 빚더미에 앉은 판국에 신세가 갑짜기 왜 이지경이 된는가 싶다. 너무들 노는데 기쓰고 니돈이냐 내돈이냐 보이는대로 쓰고 어디고 싸돌더니 이꼴날줄 짐짓 알았다. 이해타산이 정치적 목적이고 뉴스가 부추일 때 주둥이만 가지고 논 것들로 부모 형제 이웃이 뼈골 빠지게 번 돈들이 제송장 치울 비용으로 변했다. 장례의 행렬은 시작되고 재즈꾼들로 이색적인 거리에 지친 몸 뉘였다. 흙내음 다르고 염불도 다른 주검이 웬지 낯설어 먼저 가신 옛님 자꾸 찾자니 영혼의 길 하도 멀어 이생을 이내 아니 떠날 수 없어 멈칫 이생을 뒤돌아 본다. 빚더미 물려주고 어린것과 젊은 아내 두고 저승에 가자니 현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어느 잡뼈다귀들이 이제는 그들의 신세를 두고 흥정할까 과거 역적으로 몰린 자의 식솔들 처럼 관비와 관노가 되어 끝내는 백정꾼과 떠돌리 광대패에 껴들어 살아가듯 하겠지. 울화통이고 구둘장에 앉은 이가 성질 한번 낼거나 "그래, 결혼을 승낙 하겠다. 비록 부모가 물려준 것 없어도 그대들 젊었으니 뭐든 못하겠나 추위에 단칸방이라도 있어 뜨거운 사랑으로 서로를 품어 애도 낳고 살림도 하나둘 늘려 가노라면 부귀와 행복이 따로 있겠나. 아무튼 열심히 살아 봐." "고맙습니다 장인 어른." "아빠 고마워요. 이젠 효도도 열심히 하겠어요." 집 떠난지 오래 된 딸아이가 웬 놈 데리고 아비 무덤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