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1916/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7년 12월 05일 06:15 │ │ ▶ 제 목 : 낯선 거리에 │ └───────────────────────────────────┘ 사회에 격동 무대가 스쳐간 지난 20여년은 나의 청년기를 거치게 하면서 사유에 변모의 과정을 겪게 했는데 처음엔 기독교 종교관이 그다음은 실존주의 문학이 그다음은 마방진 연구가 그리고 그와 병행된 꿈일지의 숫자 징크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테리이다. 나자신에게서 묻고 찾던 습관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자신이 진정 누구이지 잘 모르겠다. 나를 언제나 호된 시련의 구덩이에 넣고 굴리며 삶의 쓴내를 맞게 한다. 가난의 멍에를 메여 노동판을 전전케하고 엊그제는 배앓이를 몹씨하게 했다. 얹힌 것을 주차장 화단에서 엄청스레 토하고 화장실에 죽쳐 똥질하고 뱃가죽이 뜯겨지는 아품에 오한이 이는데 차가워진 날씨에 시대의 어둠은 낯선 거리에 내 홀로 서게 했다. 한때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습작를 하면서 소재에 대한 많은 영향을 자신에게서 찾았다. 거리나 창가가 불연히 홀로된 선 모습, 고독에 익숙한 자아, 그리고 눈망울. 무의식적인 관념적 습관이 그 시절 나를 문학에 열정케 만든 구상체 이였다. 왜 작가가 되려는가 자문 할적에 소설이 주는 인생의 실험적 가상 공간의 확보는 개척 정신과도 같아서 극한 상황에 놓여진 인간이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를 제시 한다. 이름도 빛도 없이 이세상을 살다간 고운 인생을 찾는 도구로써 문학이외 방법이 보이질 않았다. 군중 속에 고독한 이의 대형사고에 묻혀 시체더미에서 발견된 초라한 형색이 사고 다음날 그의 노트가 10년째 연구 논문의 주인을 찾지 못해 멈췄거나 어느날 출근 길 사고에 저승이라 못내 아쉬운 한맺힌 정들이 있으리라. 이렇듯 숨겨진 인생의 진솔한 얘기와 혹시나 벌어질 원치않은 상황에서의 인생의 이해를 작가는 제시할 소명이 있다고 본다. 돈 몇푼에 어두운 골목에서 불량배에 칼침과 몽둥이 맞고 쓰러져 지갑과 털리고 객사 당할 수 있는 이가 무차별적 대상인 것이다. 모함과 위증에 피고가 되고 뜻하지 않는 시비에 말려들면 천재적인 사람도 점점 멍청이가 되어가고 술꾼에 병자된 몸으로 병치레에 시달린다. 그의 뇌리엔 인생의 가치도 잃고 방향도 잃었다. 작가는 그와 비슷한 모형의 인물을 대입하여 생기를 넣어줄 의무가 있을때 보람이 있으리라. 나의 소재는 가난과 질병, 억압된 신세들 속에서 인생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엮어야 할 것들로 정했었다. 개개인에게 둘러쌓인 상황에 고독한 개인이 맞닿드린 사고 주검 희로애락은 자연에서 만나는 선현한 체험일때 작가는 그들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해줄 소명 의식이 있는 것이다. 그러던 나는 지금껏 책한권 만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