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2072/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1월 01일 16:12 │ │ ▶ 제 목 : 빛바랜 사연 │ └───────────────────────────────────┘ 세월의 시작은 순간 뒤에 오는 정한 理致, 무심결 내딘 첫발이 운명을 결정짓고 신세를 굳힌다. 뉘를 만나 기대선 모습 그대이였던가 차마 볼 수 없기에 빗겨선 추억만 애무하련다. 열정에 넋마저 잃은 날들은 백색 공포만큼이나 눈부시도록 시린 눈가에 핏기마른 세월에 뜻모를 웃음 지었다. 단어가 맺듭진 자리에 거머쥔 흔적은 남는 것, 지난해를 뒤로한 나의 모습은 이내 능선 하나를 넘어 비탈진 황토빛 언덕을 급히 내려 丘陵 그림자 위에 섰다. 갈길은 먼데 어디로 가야 할찌 정한 바 없었다. 매서운 한파을 피할테면 갇힌듯 보여진 삭막한 지형은 벗어나야 할성 싶었고 산지락 낯선 저편 발끝에 늦모를 인연 있거들랑 망서림없이 정겨워 하리라 인생에 客이된 몸이 소망도 한다. 한이 되고 넋두리된 그리움이여 사노라 이해된 열정의 傷痕은 어이도 애궂게 허망중에 가슴 져며오는가 미학적 회상만큼이나 그대를 몽상케한 흠모도 이제는 희미한 기억뿐 진부한 인생의 亡者처럼 빛바랜 사연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