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2182/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1월 15일 06:25 │ │ ▶ 제 목 : 변심을 두워 │ └───────────────────────────────────┘ 나는 쉽사리 변심을 두워 사람의 인연을 가벼히 해본적 없는 탓으로 진작 발길을 끊으려 매번 망서리면서도 자유낙서장을 지난해 줄곧 드나 들었다. 작가는 못되고 인생 낙서나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떠나야할 망서림에 놓여있다. 내게 글을 쓴다는 건 의식의 지꺼기를 걸러내는 靜化의 한 버릇 이였다. 어딘가에 투고할 것도 어떤 이익을 얻는 일도 없이 순수한 나의 글 자체로의 자신의 딴모습을 집요히 탐색 했다. 그곳에 모여든 글 중에서 인생살이 연륜에서 배어난듯한 눈지오님 외 다른 이의 글은 대부분 유치한 수준들로 접속 대상이 미성자이나 미혼의 젊은 이들 이기에 그럴 수 있다 해도 예의도 글인격도 워낙 서툴어 뭐라 표현할 길 없다. 한철 몇몇 수다스럽던 비우기, 태비의 너절한 코믹도 볼만 했지만 단어 낙서의 본질에 충실했던 사연있는 優愁의 여운이 좋았다. 사실 난 그렇듯 삶을 긍정하려든 주책끼있는 이들을 좋아 했다. 한 사내를 무지하게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연애도 했고 인생의 환희도 맛본 뒤에 애도 서넛을 힘들이지 않게 낳아 주고 생활도 억처이고 성격도 원만하여 누구와 화통하게 지낸 어느날, 남편의 외도에 벼르장머리를 고치기로 맘먹고 악쓰며 울고는 내복 바람으로 발가벗겨 집밖으로 내쫓아 동네울 한바탕 웃끼는 여편내. 썬그라스 안경에 머리 풀고 대학가 가로수를 기대서며 오가는 뭇 군상들을 향해 시국 얘기를 핏대 세우며 떠들던 중년여인, 아직은 이곳에 그렇듯 객기있는 이들이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