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4606/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7월 13일 01:09 │ │ ▶ 제 목 : 기억된 매듭에 삶의 두려움 │ └───────────────────────────────────┘ 실상은 진심인 감정을 때때로 감추려 했다. 누군가의 불행에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따위... 남의 일 같지 않을 수 있기에 반사적 심리일까? 남녀가 붙어 살다가 헤여지는 死別의 경우에, 그냥 하다가만 어이없는 얘기 같은 것일까? 서로를 사랑하며 살다가 어느날 뜻하지 않는 주검으로 삶의 결론을 짓고 싶은 이는 하나도 없다. 일종에 해학적인 인생의 자생적 불행이다. 생각보다는 야산에 토착지 잡초처럼 널려져 있는데, 멀쩡하게 걷다가 그저 돌뿌리에 걸려서 하필이면 낭패보는 재수없는 날에 모습이라든가 , 상업영화 만드는 이들이 흥미삼아 인간을 발가 벗기고 총구멍내 죽이고 무잡비하게 쇠주먹 발길짓하며 스릴있는 액션입네 사람 정말 웃기도록 멋있게 죽이고 아무렇지 않게 버러지 물건 내던지듯 하는 장면들, 주검도 삶의 친근함처럼 닮아가고 이해될 구석은 웬지 가상과 현실을 무색케 할만큼 혼동스런 경우처럼 완전한 우연에 각본에 따른 비관적인 스토리는 인생의 마감이 extra의 배경으로 끝나긴 좀 뭣하기에 재수 있고 없음을 뉘는 팔자소관이라 그러던가? 거참, 빗줄기가 거세지는군! 퍼붓고 싶으면 억지라도 쓰라지. 이것은 이미 裸木이 된 그대의 눈물이고 운명의 낯선 여울길목을 지났어. 숲에 비바람 몰아칠 적, 개여울 따라 한없이 혼륜된 물결은 현실에 비애감되어 가슴을 쓸고 쓸며 땅거죽처럼 파헤쳤겠다. 자연의 숨결이 그대를 품고 인생을 보내어 이승에 있어 삶의 의미를 느꼈지. 亡者여 허물 많은 인생의 욕된 감정 진심은 아닐테니 용서하고 저승길 맘 편히 고운 낙옆하나 되어 가시게나. 생명이란 태어나면 죽는 길 밖엔 없고 그것은 직선과 같이 곧고 빛처럼 빠르며 태양의 뜨고짐 처럼 분명한 생명의 공준이다. 그곳에 인생은 뭔가를 유별나게 보태여져 자연의 섭리를 美的으로 굴절 시켰다. 망서림 없는 삶의 애착으로 인연과 情, 사랑과 야망, 의지가 있는... 인생에는 연애시절 처럼 낭만스레 아름다운 일면도 있다. 언제나 고상스런 학식과 정서 속에서 예술적 감성만으로 인간의 미학적 전위에 언제나 긴장스레 서있기로 작정한 이들, 삶과 주검의 냄새를 핏기마른 도시의 군상에서 찾으며 염세적 사색으로 노트에 관조하려 들면서 비바람과 고독한 산행을 시작하며 자연과 인류의 함수성 고리를 찾느라 백열된 머릿속에 빛나는 눈빛도 보았다. 자연의 숨결에 거대한 공간과 교감하며 지성적으로 감격적인 生의 환희을 맛보는 싯귀와 같은 담백한 삶이리라. 그곳에도 어김없이 불행은 깃드는 것, 애써 모른채 해도 건망증에 갇힌 의식처럼 언제나 기억된 매듭에 삶의 두려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