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4757/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7월 27일 01:34 │ │ ▶ 제 목 : 生의 情緖 │ └───────────────────────────────────┘ 피로가 몰려오는 밤. 세상이 늘 이처럼 조용했으면 싶다. 도시에서 태어나 늘상 번잡스레 사는 모습들을 보면서 새삼 밤의 고요함을 접하니 사람들 내면 세계의 진정한 인간적 정서가 깃든듯... 이대로 꿈결처럼 주검맞이도 신선한 밤공기 드려 마시듯 이생의 번뇌로움을 심호흡하여 망각에 묻어두었으면 아침 햇살과 더불어 새로운 인생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 끈질긴 고통, 병들거나 갇힌 몸 되어 의식이 매순간을 부질없이 기억에 담았던가 못난 추억은 잊혀질만도 한데 무슨 심사로 옹골진 모습 보이던가 망신당하고 부끄럽고 욕먹고 니도내나 인간맞나 싶은 일들이 더욱더 또렷해진다. 무당집에 서낭당 고개에 나무가지에 거린 오색띠 처럼 원색적 감정에 조합된 교반인가 용한 점쾌이였나? 이론과 사색으로 추적한 물증적 추적만큼 선명한 악몽같은 실존적 경험은 좀체로 잊혀지지 않을 기억된 흔적으로 남았다. 한시절... 피가 끓듯한 젊은 날, 산다는 것에 고상한 의미를 부여하려 애쓰며 살았었다. 좋은 사람에게 소박한 마음하나 준비하느라 남몰래 몇날을 망서림 속에 사모하는 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열정 그리고 사랑의 낭만, 진솔한 삶의 대화 그리고 우정, 가난한 연인의 늦여름 밤 한적한 도심의 가로등불 밑 두사람의 뒷모습이 된 뒤 카페 리브에서 눈길 마주본 미소 사이에 마티니의 취기는 너무 좋았다. 여인의 향기가 짙어지는 밤, 바람소리도 먼 인간 본향에 이르면 모태의 냄새가 난다. 젖과 살내음, 생명이 들끓고 있는 심장의 박동소리가 거치른 파도소리도 멀어지게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금모래빛 해안가선 따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을 보았다. 그토록 생의 의미가 잠재된 고운 추억쌓기 그렇게 끝나고 이제 이제는 퇴색된 추억만 남았다. 우울하고 불안스런 현실에 이용 당하고 어느새 사악하고 천박해져만 갔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날들이 사치스럽기까지 부끄러운 신세로... 현제와 미래가 오직 두려움만 주는 삶과 단절코자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움켜쥐며 소중히 간직코자 망각에 묻으려 했다. 거리를 방황한지 어느듯 가물가물, 한때 사랑하던 이도 가정도 있었다. 삶의 선함과 행복은 언제까지 재산처럼 소유되는 줄 알았다. 세월이 지난 뒤 뒤돌아본 세상은 황당하게 홀로된 운명이였다. 굴욕과 좌절의 시련에 허약해져만 가는 자신이 미웠다. 주검의 전조가 친근해지는 날이 많아지먼서 건조한 실존에 불연듯 객기로 자극적인 색체와 융화해 보려 무속촌과 술집, 사창가 주변을 배회 했다. 정신병동과 같은 거리의 모습들, 홀로된 날들로 익숙해진뒤 저들 삶에 자주 친근한듯 반응도 애써 기대하지 않고 부질없는 짓만 해대곤 했다. 아무리 그래도 비정한 도시에 움츠린 모습에 인간 몸 속에 배여든 고운 추억만은 포기할 수 없는 인간 삶에 진정 저버릴 수 없는 生의 情緖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