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4827/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8월 03일 08:11 │ │ ▶ 제 목 : 오해가 있으셨으면 이해를 │ └───────────────────────────────────┘ 글을 선별적으로 올리는 기준이 분명한 곳을 따진다면 쟝르에 따르는 경우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게시판에서는 그 분류의 포괄성에 별반 제약없이 그저 낙서하듯 쓰게 되는 경우가 되겠죠. 어느 것은 그저 일상의 경험과 지극히 부담없는 농담 따위, 혹은 정보, 의견, 등등 제 경우도 이곳 이상에 편하게 글을 올릴만한 장소를 찾지 못했읍니다. 우선 많은 이들의 글을 신선하게 볼 수 있어 호기심마져 느끼죠. 앞서 오해가 된 글은 이곳을 부담스럽게 하기 위해 특별히 기획된 글은 아니였읍니다. 문단 메인판 61번/문단토론의 주제에 초점을 맞춰 늘 습관적으로 애착을 느끼며 찾게 되는 이곳에도 똑같이 올리게 되었을 뿐이였읍니다. 표현이 좀 상투적이라 그래도 쓰레기 글은 특정인이나 타인의 행태의 지적만은 아닐 것입니다. 쓰레기는 쓸모없는 경우를 의미 할 것입니다. 고급을 늘상 찾게 되는 이는 사치스럽게도 구형 가전제품에 취향까지 신감각에 채널을 맞추려하죠. 그러다 보면 검소한 이들에게는 새로산 것보다 더 좋은 재활용 상품을 얻게 됩니다. 남이 쓰레기로 취급된 것이 길드려지고 볼수록 정감이 가는 꽁자 물건인 경우로 저역시 선호하는 입장이지요. 그렇다면 진짜 쓰레기는 꽁짜로도 남이 가질 수 없는 것들이겠죠. 소설 습작을 하다보면 그얼마나 다양한 소재가 필요한지를 느끼게 될 때 남의 가벼운 얘기도 좋은 소재로 재가공 되더군요. 그러나 오물같은 쓰레기는 오히려 기분과 건강을 상하게 하고 그를 정화하기 위해 다시 신선한 감정을 끌어내기가 쉽지가 않죠. 마치 모르고 부패한 음식을 섭취한 경험같은 것인데 배탈나고 똥탈나서 시간과 건강을 해친 경우, 느닺없이 여자가 날강도 만나 몸잃고 돈뺏기고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현실의 악몽같은 일 당한 신세 같이 유해한 글에서는 반사회적인 개인의 욕망이 음모처럼 숨겨져 무차별적으로 통신환경을 오염시키죠. 말이 토론의 주제에 광의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쓰레기 글 표현이 제가 자주 드나드는 이곳에 약간 빗댄듯 오해가 왔겠지만 분명 이곳에서 받은 인상만은 아닙니다. 문학적 언어의 가벼움에도 천재성과 예의와 희망과 인생설계의 초안이 번득이는 곳, 언어가 주는 문학적 착상은 인간성의 극도의 섬세함 폭발적 다양성에 놀라곤 하지요. 문학의 가치는 하찮은 표현에서 작중인물의 치밀한 심리묘사와 같은 일관성처럼 그사람의 단편적 낙서 글일찌라도 고상한 개성에 풍부한 인간미를 느끼게 합니다. 과학자의 시행착오로 쌓인 노트처럼, 작가의 수정이 거듭되어 흩어진 원고더미 처럼 문학적인 자유 게시판에 글들은 단순한 골목길 공중변소의 낙서는 아닐 것입니다. 문학적 감성이 번쩍이는 정보의 계곡을 드나드는 호기심으로 저는 햇수로 2년째 이곳을 찾아들었읍니다. 글들을 맘속에 소화시켰죠. 그러나 아무런 추억도 낭만도 없는 밋밋한 생활에 지루한 농담이 끝나기를 기다리듯 엉망이된 기분뿐이였읍니다. 때로는 황당한 이들을 만나 감정이 격해서 비판도 하고 시구문까지 쫓아가 호되게 몰아 붙였죠. 그러면 그런 객끼의 기준은 어딜까? 도덕성이 결여된 글이나 비상식적인 글이라 느껴지는 것들에서 신경질적인 반응이 옵니다. 性경험을 마치 창녀촌 드나든 기분으로 이곳에 구토해내는 이들이나 억설로 특정 종교관을 가진 이에게 악의적으로 덤벼들거나 폭력과 사기의 비양심적인 비인간적인 행동에 합리화된 구석 티끌 하나, 보이면 맘이 웬지 답답하고 분개하며 생리적으로 공격적이 돼 버렸죠. 물론 개인적인 주관에 따른 것이였고 제 인생관에 윤리적 방어체계가 적어도 글로써는 용납하지 않았읍니다. 제 나이 중년에 마방진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형성하고 한때 문학적 이상향에 열정을 품었던 도도한 야망의 소유자로써 우리의 열린문단에 한마디 사심없이 한것이니 오해가 있으셨으면 이해를 구합니다. 누구하나의 노력으로 척박한 우리 문학이 고상한 풍토로 변모할 순 없겠죠. 단지 문학적 취향으로 가벼운 낙서 공간을 원함에 거부감이 왔다면 반면, 문학의 이상향을 가진 이들이 근성적으로 문학적 낙서공간의 고품위를 염원하며 피차 거부감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낙서라고 쓰레기국 정도로 구수한 토속음식만 연상되는 것은 아닐테니 냄새나고 더러운 인상을 주는 글에 그 어느곳보다 역겨워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결코 간과해선 안되겠죠. 굳이 문학적 취향이 없이 배회하는 떠돌이의 통속적 자유로움에 정말 낙서다운 낙서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시장통이나 도시 술집골목에 붙은 광고지 같은 곳에다 맘껏 쓰는 편이 신성한 문학의 열정이 숨쉬는 이곳에 까다로운 고품위 문학적 정서와의 충돌에 시달리는 것보다 낫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