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5381/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9월 16일 16:50 │ │ ▶ 제 목 : 삶을 애무하고픈 간절한 소망 │ └───────────────────────────────────┘ 오늘 98년 9월16일, 아내의 갑상선 조직검사 결과를 알게 되던 날, 하오3시경 아무 이상이 없다는 병원에 가 본 아내의 전화 음성을 들었다. 5년 전 이맘 때 쯤 유방암 선고를 받고 임신 4개월된 둘째를 유산 시키고 서둘러 처녀시절 간호사로 근무하던 원자력 병원에 달려간 아내에게는 두살된 현규가 있었다. 유방절제와 항암제 복용 5년에 암전이를 두려워한 아내는 목에 이상을 느꼈고 집 근처 병원 초음파 사진에는 의심된 부위가 표착 되었다. 추천서를 받아 국립의료원에 조직검진을 받고 열흘 동안 불안해 하는 아내의 모습은 연민의 모습 바로 그대로 이였다. 신앙심으로 버텨 보려는 안스럼, 곁에서 그저 위로와 용기의 말 밖에 해줄 수 없는 허탈감은 아내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바랄 뿐이였다. 중년 나이의 우리 부부에게 철부지 현규는 행복의 샘이였다. 미래이고 삶의 연장선 같게 느껴졌다. 어린 것을 두고 가정이 불행해질 순 없다는 운명에 항거하는 묵시적 오기... 끝내는 삶의 미련에 감사하고 인생에 참 멋을 느낀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예고가 없는 것이기에 삶을 애무하고픈 간절한 소망의 뜻을 받아 준 운명에 감사한다. 값없이 준 삶의 기회를 가치있는 것에 희망을 두고서 죽는 날 까지 범부의 소박한 맘 하나는 아내와 내 어린 것에 행복의 울타리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