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5494/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09월 25일 04:47 │ │ ▶ 제 목 : 묘한 섭리 │ └───────────────────────────────────┘ 몸살이 왔나보다. 어젯 밤 잠자리에 들적 오한이는 몸으로 약을 먹고 처자을 곁에 둔 나로선 노숙자의 신세에 비하면 너무나 행복한 것이리라. 차가운 밤공기,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곤 누구 하나 곁에 없다면 얼마나 적적할까! 4년전 돌아가신 부친의 빈소에서 그것을 느꼈었다. 주검 앞에서는 그 누구나 외로운 것을... 식구가 지켜보는 이 없이 교통사고 강도사건 사고에 피해자가 되어 객지에서 사경을 헤매인다면 달리 다른 저주를 들먹일 필요가 있겠나 싶다. 길바닥에서 노숙이나 하다가 몸살이라도 나면 끔직한 느낌이든다. 임종의 순간, 인생에 남겨진 자손도 없이 죽는 것도 삶의 미련 때문에 영혼이 떠돌 것 같은 기분이다. 젊은이의 귀신이 왜그리 무서운지 알 것 같다. 그들에게는 애달픈 삶의 인연이였겠으나 저승에 대한 저항과 삶에게 대한 분노가 여느 나이보다는 강렬하여 남이 보면 광기든 주검이다. 사랑, 어린 것 놔두고 눈감기 참아 뭣한 것, 운명에 인연 없음이 한이 되도록 어찌 그 사랑 너무도 진하여 자식까지 얻게 했는지... 자연의 모진 짐에 할 말을 잃었다. 죽어서 꽃이 된들 인생의 환희만큼 향기로울까? 어김없이 한번은 누구나 가야할 곳, 서럽도록 회한이는 삶이 아니길 소망해 본다. 어린 것 자라 장가들 나이까지만이라도 살게 해줬으면... 인생에 대해 할말은 너무도 많아도 세상을 지금껏 지성의 빛으로 살게해 준 은혜만으로도 자연께 감사 하노라. 맑은 공기, 따사로운 햇살, 숲과 거리의 냄새, 사람들의 정겨움, 고독해진들 자신에 대해 좀더 알게 되는 독백은 왜이리 정갈한 맘 주는지 자연의 섭리는 묘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