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5700/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10월 12일 12:06 │ │ ▶ 제 목 : 평범한 진실 │ └───────────────────────────────────┘ 을지로 현장에서 일과를 끝내고 종로5가 소문난 닭한마리 집에 세명의 동료와 갔다. 에전에 사뭇 양잿물 풀어 옷감 삶던 양은 그릇에 백숙 한마리, 많은 물과 김치 푸성귀 넣어 끓였다. 가위로 조각난 고깃 덩이를 건져 양념장에 솟주 한잔씩 기우리며 시간이 지났다. 취기에 노래방까지 갔다. 좁은 구석에 남들 음악은 이런 저런 잡음들로 대층 들었다. 노랫말 배경 화면은 어느 외국의 섬주변 경치을 보여줬다. 대협곡에 계곡이 층층이 이여지고 폭포가 떨어지고 칼날 같은 능선을 비행촬영으로 찍은듯 넘어가며 부드럽게 화면이 펼쳐졌다.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은 그저 보여지는 자연스럼만으로 감동적이다. 인생은 자연에서 와서 어김없이 어디론가 간다. 그 자연의 거대한 경치에 신비스러움과 경탄이 없는 삶은 안타까움이다. 타인을 억압 하고 자연의 무지와 양심의 편견으로 바라보이는 세상은 분명 운명적으로 자연에 괴리된 저주받은 삶이다. 타인과 자신이 자연과 융화되어 경외스럼을 느끼지 못하고 이승의 번뇌를 벗은들 영혼은 온전히 저승으로 향하지 못하리라. 그대가 어느 곳, 준령을 헤메이고 병상에 있고 잘먹고 평안과 행복감에 놓일찌라도 진정한 삶에 의미를 단순하게 알려 한다면 햇살을 유심히 보며 맑다고 느껴지는 공기를 음미하며 마시라. 자연의 경치 목격하고 자기 호흡소리를 들어라. 나는 "누가 이사람은 모르시나요"와 "비의 탱고" 두 곡을 불렀다. 젊은 날에 사모하던 이상의 여인과 부친이 葬地로 떠나던 그날의 기억들로 애절한 사연이 있는 노래에 애수의 감정을 실었다. 취기에 만용만은 아닌듯 비디오 배경화면은 나의 세계관에 지극히 친근함 있었다. 자연의 우주를 통털어 감상할 수 있는 세월이 내 운명의 시선에 놓여있을 시간은 삶으로 자각된 날들 뿐일까? 새삼 의아스러움. 우주의 티끌조차 마방진 구조체 해법에 엮어 이론적 완벽의 조화와 균형으로 보여진 세계관에서 조차 인생이 자연을 알아 환희를 느끼기엔 너무도 허무한 삶이다. 늦은 저녁, 지난 달 환갑을 맞은 아저씨와 신촌에서 헤여져 50대 나이 김씨 형님과 일산행 좌석버스를 탔다. 客氣가 아니여도 감동적인 목격이 비록 돈벌이의 척박한 일과를 보내고 술에 취하고 싸구려 노래에 거짓 영상에 넋 풀려 있었을 지언정 언제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갈구하던 무의식의 맘에는 미세한 단서이라도 때와 장소 없이 감응된다는 평범한 진실을 느꼈다. http://user.chollian.net/~jk0620/ mss(magic square system)master:jlmss from jk0620(지금까지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