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5778/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10월 19일 16:51 │ │ ▶ 제 목 : 산다는 의미 │ └───────────────────────────────────┘ 이미 마음 비워 버렸다. 산다는 의미에 보탬을 준 명언이나 사상도 더더욱 어설픈 충고도 진지하게 들었다. 인생이 벗한 뭇내들일랑 언제나 개연스런 존재이다. 삶에 의지한 인간이란 게슴치레 볼라치면 약간씩 맛이 간 것 같다. 심야의 전철을 타보면 그 답을 간혹 찾곤 한다. 피로의 人苦 무게에 허리가 휜 자, 얼굴이 술과 고민에 쩔어 이글러진 심오한 허탈의 만취, 졸음에 깜박이는 단춧구멍들, 교묘한 매력의 고독한 계집에 욕정든 허방다리, 산자는 언제나 내일을 기다린다. 뉘는 그날이 이세상에서의 마지막이라 삶의 회한에 복받치는 生의 아쉬움으로 가느다란 햇살도 소중한 인상으로 남건만 뉘는 속물든 사내에게 열여섯해 순결을 용돈에 받치고도 망가진 몸 뒷처리까지 하며 많은 세월에 한를 품고 사는가. 세상 맛 찾을라치면 오솔길에 만난 바람결의 들꽃 향내도 좋기만 하던데 세상사는 숙성된 멋 모르고 벌써 인간 꼬린내 부터 맡았다니 할말을 잃었다. 대비된 삶의 양상은 천태만상이라. 네 죽자 뉘 살맛나는 세상이 있는데 보험과 재산 상속의 잇권 딸린 첨예한 이해관계에 인간의 본색이 나타난다. 네 죽고 나 살자는 뜻이나 걔들 밀어내고 자리다툼 아귀도 있다. 정권이란 그 매력은 대단하여 밑보인 것들 날 잡힌 날이 골로 가는 날이면 이득보는 자에 분명한 의도가 숨어 있다. 이기심의 대립으로 흥정도 하고 승패도 가르며 몫을 챙길 물샐틈 기회를 찾는다. 성질 건들지도 않았는데 괜스레 막욕하고 제 성질에 맛이간 게시판도 보았다. 못난놈 떡하나 더준다고 덧나을 없건만... 남이 뭘 모르면 훈계하고 방법을 제시하면 됐지 윽박 지르고 악쓰고 분위기 이상스레 만들면 정작 이상한 인간 됨이 뉜줄 알리라. 알고보면 인생의 가치를 어느 곳에 두었는가에 차이가 있고 고매한 품성은 하찮은 곳이나 너무도 단순한데에서 성숙된다. 하나 보태기 하나는 둘의 완벽한 정리에 대한 묵상, 지독한 분진으로 가득찬 작업장에서 잠시 벗어나 드려마신 공기, 교통사고 입원생활에서 퇴원 하던날의 세상, 길 찾는 이 배고픈 이에게 가벼운 친절에서 얻은 대단한 감사에도 인생은 제법 맛갈스럽다. 맛이 간 인생에서도 언제고 언제 그랬더랬냐 싶은 경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늘이 가면 내일은 분명 온다. 내일은 욕된 현제의 연장선일순 없다. 역사의 변화는 밤에 이뤄진다 했고 하룻밤에 만리상성 쌓은 남여의 정이 세상을 가정처럼 인간미로 풍요롭게 했다. 사람이 제 맘 돌려 인생관에 변화가 오는 건 그렇게 어렵진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