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 호 : 6005/13455 ▶ 등록자 : JK0620 │ │ ▶ 등록일 : 1998년 11월 08일 08:25 │ │ ▶ 제 목 : 맘을 비운 명상에서 │ └───────────────────────────────────┘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을 가끔하곤 한다. 정감있는 사람과의 만남도 있겠지만 버스 찻창가에 기대여 보는 석양놀 걸린 야산을 미끌리듯 질주하는 속도감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맘의 평온 얻기는 약간의 피로와 맘과 몸 고통뒤에 찾아오는 수면에서 생리적 명상에 이른다. 지나간 온갗 생각이 아무런 감정적 비판 없이 투명하게 떠오르며 물결을 바람 봄과 같은 기분으로 무의식의 내면까지 의식의 색조를 볼 수 있었다. 숱한 삶의 인상들, 상상과 비젼의 자유로운 의식들, 사건사고의 뉴스를 접한 뭇 소식과 감정의 희비들, 그리고 정보를 체계적으로 탐조하려든 의지의 자각들이 그저 완만하게 펼쳐져 산기슭 타고 오르는 상승기류 처럼 드넓은 허공에 떠있는 독수리의 한가로운 눈빛을 닮곤 한다. 높이나는 새가 멀리 본다던가... 뉘는 어느 산사 어느 기도원 어느 수련장에서 정좌를 하고서 눈지그시 감고는 명상의 道에 이르리라.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세계를 의도적인 체험의 기대에서 결과를 얻으려 할 것이다. 공부란 것과 연구의 목적도 준비된 자세와 방식과 도구가 필요하듯 道通하고자 하는자에게는 일련에 형식적 틀이 있어야 할듯 싶다. 그 방식은 전통적이며 만족할만한 성과도 있고 정석적인 경로 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본다. 道通이란 의도된 목적이 아닐 수 있다면, 어느날 갑짜기 길을 걷다가 보석을 줍듯 세상사는 이치가 선현히 알게 되거나 기적같이 환자 치료의 능력이 생겼거나 그토록 찾아 해맨 과학공식의 단서가 슬며시 떠오른다. 많은 이들이 체험이 우연스런 상황으로 자신의 숙제를 풀었다는 보고는 흔하다. 어찌보면 반반일찌도 모르겠다. 승려가 되고 학자가 되고 목사가 되어 직업적 생활 속에서 더욱 가까운 세상사는 道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대부분의 道人의 출현은 범부에서 뜻하지 않는 운명의 부름에 의하여 역사의 전위에 서기도 한다. 확률 높은 예언과 믿겨지지 않는 초능력을 소유함으로써 도통한자의 증표를 얻는 수도 있다. 산이 있는데 그곳을 오르는 길도 많지만 방식도 가지가지이듯 인생의 목표을 정한 자는 제각기 개성있고 방식도 다양하여 뉘 비교판단이 어렵다. 한마디로 제갈길 제각각으로 인생 살다가 혼자 가는 것이다. 道通할 이유가 확실히 뭔지 모르지만 자기 삶의 차원을 높여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자기 잘되어 남도 도우면 선행을 베품에 남 기억에 소중히 남고 혼자 움켜지면 제간땡이 부워 저 홀로 골로 갈테지... 하기야 악행을 지나치게 저지른 자들이 역사에 남는 걸 보면 유명한 것도 살인에 道通한 것도 분명 구분은 분명히 지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道通하고자 하는 자의 목표가 어디 있는가에 꿍꿍잇속이 있다. 명상이란 지식보다는 깨닫음에 이르게 하는 좋은 감각처럼 느껴진다. 상상과 다르고 숙고함과도 다르고 몽상적이면서 이성적인 의식의 조용한 흐름 같다. 때때로 독백하듯 자신에게 묻고 답하며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잘잘못의 기억들을 제삼자가 보듯 물끄러미 드려다 봄 같다. 그리곤 때때로 환상을 보듯 우주가 맘 속에서 열려지는 이상한 느낌도 받는다. 명상을 할 싯점과 끝은 없고 생활 속에 혹은 직감적으로 맘이 자연스레 준비를 하는듯 싶다. 그곳이 버스칸 전철칸 찻창이든 병상과 사무실, 무료한 날에 거리의 배회에서든 때와 장소 없이 대낯같은 의식 뒤에 석양놀 처럼 다가오는 맘과 육체의 안식처 같다. 역사는 밤에 이루워진다고 했던가 의식의 피로 뒤에 찾아드는 맘을 비운 명상에서 언제나 인생을 논할듯 싶다.